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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국회활동 어떨까
조승수 국회의원 당선자와의 대담
4·15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40여년 동안 유지됐던 보수 독점의 정치구조를 깨뜨리며 국회에 진출했다.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억압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당의 주인이라고 밝히고 있는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17대 국회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유권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홍세화의 마주보기’는 5월1일 울산 북구의 조승수 당선자와 앞으로의 원내활동,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조승수 당선자는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노동절(메이데이) 집회와 텔레비전 토론 참석차 서울에 왔다. 이날 저녁 8시 울산행 항공편을 타야 했고, 노동절 집회가 길어져 예정보다 늦게 대담이 시작된 탓에 두 사람은 의례적인 인사를 거르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홍세화=한국에서 진보정당은 조봉암 선생의 진보당과 4·19 이후 혁신정당이 있었지만 5만 진성당원을 바탕으로 한 민주노동당과는 성격이 달랐죠. 실제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어떤 준거도 없다는 겁니다. 역사적인 전범이 없어서 국민들도 예측하기 어렵고 또 불안감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진보라는 점 때문도 있겠지만 이전에 본 적이 없다는 점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아요. 국회에 들어가는 의원도 마찬가지일 듯한데 ‘정치인의 문화’라는 차원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조승수=한국의 진보정당이 유럽이나 제3세계와 달라서 한국적 진보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있고 만들어야 할 문화가 있는데 분명한 것은 어떤 기준이 없고,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실패나 잘못으로 나타나더라도 그것 역시 우리 진보정당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으리라고 봅니다. 정치인의 문화라는 점에서 보면, 개인적으로 95년 시의원, 98년 구청장을 하면서 좀더 빨리 기성정치를 경험했는데, 국회라는 정당정치의 본류에 합류하면서 많은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세비를 당에 반납하고 노동자의 평균임금인 180만원을 받는 문제, 당에서 여러가지 엄격하게 요구하는 것에 대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재 민주노동당과 소속 의원이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극복하고 지양해야 할 것이 있으면 그렇게 하면서 만들어 나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거죠.
홍/역사적 전범이 없어서
국민들도 예측하기 어렵다
조/어떤 기준이 없고
우리가 만들어 나갈 수 밖에
홍=세비의 일부를 당에 내는 것과 같은 일은 진보정당의 일반적인 모습으로 알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녹색당이 사회당과 연정했을 때 환경장관을 했던 녹색당 당수는 장관 봉급 4만여프랑 가운데 1만여프랑만 개인이 사용하고 나머지는 당에 내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쨌든 한국에서는 준거도 없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무거운 부담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당선자가 비례대표는 여덟 명인데 지역구는 두 명밖에 없죠. 하지만 두 명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노동운동이 활발했고 노동자 밀집지역이어서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지역주의가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영남에서 당선됐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지역주의 극복의 길은 진보정당의 길이 아니냐는 점을 보여줬다는 생각입니다.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13.1%를 받았는데 국회의원은 10명으로 전체 의원의 3% 남짓이거든요. 독일의 정당명부비례대표제로 하면 거의 40명이 돼야 하는데 이 부분을 언론에서도 지적하지 않고 있죠. 이렇게 민주노동당과 직접 관련되는 선거법뿐만 아니라 법제화라는 측면에서 국가보안법, 비정규직 차별 철폐,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 보장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10명으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보입니다. 기대도 많고 역사적 의미가 큰 것에 비해 10명이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문제제기를 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망할 수도 있고, 또 국회에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느끼면서 국회의원 스스로도 절망감을 경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기대는 큰 데 참 어려울 것이라는 거죠.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조=13.1%와 10명은 괴리가 있죠. 이 괴리가 현재로서는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합니다. 민주노동당한테 10명 이상을 주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10명이 적은 것은 분명하지만 의원 입법발의 정족수가 10명입니다. 물론 10명으로 부유세 도입을 발의해도 통과는 쉽지 않을 겁니다. 열린우리당도 공식적으로 반대한다고 했죠. 과거에는 우리가 원외에서 부유세를 아무리 말해도 열린우리당이 부유세에 대해 답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답변을 해야 하죠. 찬성하든 반대하든. 이렇게 의제화될 수 있고, 공론화된다는 거죠. 10명의 당선이 우리 사회의 정치 좌표를 왼쪽으로 이동시켰다는 의미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니냐는 겁니다. 민주노동당 의원 10명이 그 자체로 뭘 할 수 있다는 것보다는 기성 정당과 정치권이 이제는 민주노동당의 주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어떤 정책을 입안할 때 민주노동당의 반응을 살펴볼 수밖에 없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원내활동과 입법화에서 10명의 한계는 명확하죠. 국민들이나 당원들, 당 주변의 지지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대 만큼의 실망, 낙담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봅니다. 국회가 열리면 많은 요구들이 쏟아지고, 제도화나 입법화를 통해 삶이 당장 바뀌기를 바라고 있을 텐데 우리가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죠. 상황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우리의 힘이 어느 정도이고, 10석의 의미가 뭔지, 그리고 앞으로 준비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합의하고 새로운 과제를 설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안에서는 당의 정체성을 놓고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누구나 다 진보정당이라고 말하는 민주노동당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원내활동을 하면서 부닥치게 될 열린우리당과의 관계도 민주노동당에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변수다.
홍=얼마 전 민주노총이 내는 <노동과 세계> 1면에 ‘잠깐, 국회의원은 해결사인가’라는 기사가 실렸는데, 사업장을 방문해 달라는 등 민원이 쇄도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해결사인가 하며 반문했는데, 같은 신문의 3면에는 ‘작은 거인이 세상을 움직인다’, 이렇게 말했어요. 모순이 있죠. 작은 거인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모두 다 국회를 바라봐 현장 운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관련한 정체성의 문제입니다. 민주노동당 안팎에서 나오는 ‘민주노동당은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냐’는 거죠. 강령에서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조=강령에 ‘국가사회주의의 오류와 사회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좋은 말인데, 그것이 뭐냐, 저 스스로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이념적 좌표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봅니다. 국가사회주의의 오류든 사회민주주의 한계든, 그리고 강령의 한편에 나오는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 이런 것들은 대단히 추상적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봅니다. 시장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자본주의적 질서만을 추구하는 패러다임에는 분명히 반대하고,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구조와 이윤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사회경제체제에 대한 거부는 분명합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진보정당이 가져야 할 기준은 한국적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겁니다. 독일의 적록연정에서 사회민주당이 과연 진보정당인가, 아니라고 하거든요. 독일에서 환경, 여성, 이주노동자, 이런 진보적 가치를 담아내는 녹색당을 진보정당이라고 하거든요. 한 사회의 역사를 통해 과거의 진보정당인 사회민주당이 진보정당이 아니게 되고, 녹색당이 진보정당의 구실을 합니다. 한국에서 민주노동당은 녹색당이 얘기하는 환경, 여성, 인권 등 진보적 가치를 끌어안고 진보 전체를 대변하는 가치를 이념과 노선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과거의 기준으로 설명하기보다는 한국에서 진보가 지향할 바가 무엇인가, 사회적 약자나 소수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억압받는 이들을 보호하고 이익을 대변하고 활동과 정치를 추구하는 것, 이것이 진보다, 이렇게 나름대로 궤변에 가깝게 정리를 합니다.
홍/현실과 이상‥괴리를 느끼면서
스스로 절망을 경험하지 않을까
조/삶이 당장 바뀌기를 바랄텐데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진 못해
홍=한국 진보세력 가운데 일부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것이 지금 민주노동당의 강령에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가령 사회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얘기는 한국 사회구성원의 의식에 비춰 볼 때….
조=엄청난 얘기죠.
홍=눈높이가 아주 높은 얘기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는 사회민주당이나 사회당이 과연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냐는 질문과 비판이 나오거든요. 프랑스 사회당의 정책을 보고 이게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냐는 반문을 제기할 정도죠. 두 나라의 경험이나 사회구성원들의 의식의 진보성에 비춰볼 때 우리는 아주 미흡한데도 진보정치 세력의 일부는 사회민주주의를 개량주의라고 폄하하는데, 그만큼 그런 사회들과 대비되는 것을 느껴요. 프랑스나 독일은 사회민주주의가 아니어서 문제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사회구성원들의 의식은 저 밑인데도 사회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자는 얘기를 하니까요. 민주노동당이 정체성을 뚜렷하게 하기 위해서도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라는 성격을 부각하는 것이 솔직한 게 아니냐는 거죠.
조=개인적으로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강령에도 한국적인 것이 묻어 있죠. 일반 국민들은 열린우리당까지 진보로 보지 않습니까. 분단과 지역주의, 패거리 정치로 인해 정당이 이념과 정책으로 분화하지 못하고 전근대적 모습이니까 좀더 민주주의에 철저하고 사회복지에 약간의 관심을 기울이면 진보처럼 되고, 바로 이것도 현실이죠. 민주노동당에는 19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며 이어져 왔던 사회주의적인 추구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저는 90년 이후부터 개량주의자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 개의치 않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민주노동당이 실력껏 얘기하고, 그 얘기가 사회민주주의로 표방될 수 있다면 분명히 말도 해야죠. 역사적 역할이나 과제에서 유럽의 사회민주당과 다를 수밖에 없는 부분은 실사구시로 찾아야죠.
홍=민주노동당은 기반이 노동자와 농민, 서민이라고 하는데, 문제는 사회구성원들이 노동자이면서 노동자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거죠. 농민도 그렇고. 진보정당은 이를 극복하며 보수정당과 싸워야 하는데, 계급성을 부각시키며 싸울 때 열린우리당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는 문제에서 단순히 부자의 정당,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규정할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이 있거든요. 수구와 보수를 나눈다고 할 때, 열린우리당은 경쟁대상이고 수구세력은 극복대상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민주노동당이 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 바로 그때 계급성을 의식해야 하는 한편 열린우리당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모순이 앞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조=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내부에서 정체성 논쟁을 하고 있는데 우리도 곧 부닥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느껴집니다. 열린우리당이 국민들 사이에 진보세력으로 비치고, 그 당 의원들의 62%가 중도진보 내지는 진보로 규정하는 특수한 정치현실이 있다고 봅니다. 열린우리당이 지향하는 일반적인 민주주의의 진전에 관한 문제나 시민적 의제 등은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고, 그런 부분에서는 민주노동당도 참여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면서도, 어렵지만, 민주노동당에 기대하는 진보의 역할을 해야죠.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막연한 말이 아니라 기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같이 할 부분은 같이 하되 민주노동당이 원래 가져야 할, 예를 들어 부유세 문제, 좀더 계급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로 들어가면 부닥칠 수밖에 없는 문제는 지금 해결되지 않는다고 해서 열린우리당의 내용대로 수용하고, 포기하는 것은 아니죠. 지금은 우리의 기준과 가치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현실에서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당에서 논쟁과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홍=경쟁대상과 극복대상을 구별하라는 것은 극복대상 앞에서는 경쟁대상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원칙을 말하는 거죠. 현실에서 간단한 문제는 아니죠.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도 당내 의견이 다양하고 복잡한 열린우리당처럼, 그렇게 정체성이 분명치도 않으면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이런 가능성은 생각해 보지 않았나요 열린우리당 쪽에서 민주노동당 쪽으로 이념에 따라 당적을 옮길 가능성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조=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어느 열린우리당 당선자와 텔레비전 토론 전후에 얘기를 나눴는데 그분 주변에서 ‘왜 민주노동당으로 안 나가고 열린우리당으로 나갔느냐’고 묻는다고 해요. 그래서 그분은 ‘민주노동당 강령에 동의하는데 거기로 가면 공천을 받지 못해 못간다’고 얘기했다고 해요. 이런 정서적 괴리가 상당할 것이라고 봐요. 정책적 동의는 해도 한 정치인이 당적을 옮기는 것은 정치적 생명을 걸어야 하고, 그 시스템에 따르고 나름의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고 봅니다. 한편으로 이런 괴리감은 우리도 낮춰야 한다고 봅니다. 조직을 건강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대중정당으로 진보정당이 가져야할 기준으로서는 너무 엄격한 부분도 많이 있거든요.
홍=단적으로 민주노동당은 계급정당입니까, 대중정당입니까
조=저는 분명히 대중정당이라고 말하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주장에 대해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따위의 지적이 많다. 조승수 당선자도 정책 부문의 취약성을 인정하며 앞으로 민주노동당이 전력을 쏟아야 할 곳이라고 밝혔다.
홍=사회와 경제 사이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지난 반세기는 사회에 대한 경제의 우위가 아주 강력하게 관철돼 왔습니다. 그 결과 사유재산권은 신성시되는 반면, 생존권은 무시되거나 아주 미흡했죠. 법제도로 볼 때도 사회권은 무시됐고 시민권조차 확립돼 있지 않습니다. 국가보안법도 그렇지만, 직권중재과 공무원, 교사들의 정치적 자유 제한 등 노동3권 제한과 집시법…. 권력과 부를 과보호하기 위해 시민적 권리를 억압하는 장치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죠. 지금 분배와 성장의 균형을 말하는 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워낙 성장일변도의 불균형이 반세기 동안 누적됐기 때문이죠. 열린우리당이 실용주의를 말하는 것을 보면 시민권 확보라도 제대로 할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실용주의는 경제일변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대다수 사회구성원의 의식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민주노동당이 대중정당으로서 브라질노동자당처럼 집권을 바란다고 할 때 앞으로 정책 개발과 연구를 얼마나 성실하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 이 정책이 필요한지 국민들을 설득해 동의를 받고, 그야말로 엄청난 투자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홍/모두다 국회를 바라봐
현장운동 위축될 우려 있는듯
조/좀더 본질적 문제로 들어가면
열린우리당과 부닥칠 수밖에
조=굉장히 약한 부분입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원외정당 때도 몇가지 법안을 제출해 본 경험이 있죠. 당선되고 일주일 정도는 일반적인 주제가 토론의 주제였는데 일주일이 지나니까 정책을 검증하는 주제가 잡혀요. 민주노동당은 대중정당이면서 정책정당을 지향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중투쟁 현장에서 같이 머리띠를 둘러도 현실을 구체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봅니다. 설득력 있는 개선안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국회에서 공론화하고 의제화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민주노동당이 취약한 게 현실입니다. 노동, 여성, 장애인, 환경 등 몇 가지 분야에는 강점이 있지만 예를 들면, 외교나 실물경제, 국방, 큰 기준과 원칙 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고 그렇게 대처하면 곤란해지는 문제가 있거든요. 정책, 입법 보좌 기능을 강화하는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단기간에 성과가 나기는 힘든 부분이어서 상당 기간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고보조금의 상당액을 정책 생산에 전격 투자해야죠.
홍=언제 민주노동당의 집권이 가능하다고 보세요
조=당은 2012년을 목표로 하고 있죠. 2008년에 제1야당이 되고. 이번 선거가 끝나고 5일 뒤에 중앙당에 가서 노회찬 사무총장을 만났죠. 제가 2012년 위원회를 빨리 만들자고 했어요. 이제는 국민들이 민주노동당을 예전처럼 봐주지 않을 것이고, 2012년에 맞춰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지금부터 잡아야 한다고 했죠. 2012년 집권을 현실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설사 안되더라도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나 노동자, 서민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분명한 목표와 자신감을 가지고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홍=한국 사회구성원들의 고통과 관련해 어떤 것을 제일 중요한 과제로 꼽고 있습니까
조=비정규직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봅니다. 이것은 노동문제만이 아니라 사회문제입니다. 비정규직 문제와 신용불량자, 가계부채 등등 다 연동돼 있어요. 민주노동당이 바라는 대로 빨리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완화하고 궁극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전당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정말 진지하게 열린우리당을 설득해야 한다고 봅니다.
홍=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는데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보수는 물적 토대를 기반으로 모이고, 진보는 정치적 지향이나 이념의 동질성을 찾아서 모이죠. 그래서 끊임없이 이념적 동질성을 확인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너는 나와 달라, 너는 개량주의야, 이념적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에서 분열이 생기고 감정적으로 대립한 것으로 보입니다. 왜 이런 말을 하느냐면, 한국처럼 진보세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민주노동당, 사회당, 녹색사민당, 이렇게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들의 분화가 왜 있느냐는 거죠. 이념적 동질성을 확인하려는 데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한국 사회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의식과는 동떨어져 있죠. 진보세력을 묶어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이른바 좌파의 분열에 대해 제가 확신할 수 없는 것은 다른 나라의 운동의 역사에 견주어 봤을 때 과연 한국에서 분열이 더 심각한 것인가 하는 겁니다. 꼭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고, 노선 투쟁이 엄혹한 상황에서 진행돼 격화된 부분도 있죠. 한국은 분파가 심각했다기보다도 운동이 엄혹하고 열악한 조건에서 진행돼 대중운동을 통해 검증받는 과정이 너무 짧았고, 없었다는 생각입니다. 과거의 진보정당 운동도 대중운동을 기반으로 하기보다는 소수의 정파가 주도하다보니 실험으로 끝나는 오류가 있었죠. 민주노동당은 대중운동을 통해서 검증하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의 정파 또는 의견 그룹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한 예로 브라질노동자당은 정파와 분파별로 숫자에 비례해 표결권을 정해놓고 어떤 의견이든 간에 이 그룹이 행사할 수 있는 표결권을 정해놓았죠. 민주노동당에서도 주로 선거를 둘러싸고 의견 대립이 생겨나고 있는데 적어도 당내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행동 통일의 원칙을 지킬 수 있는 룰, 그것을 통해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죠. 그렇지 못해 2000년 울산 북구에서의 총선 패배로, 내가 옳아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는 독단으로 나타났죠.
홍=민주노동당 밖에 있는 진보정당들과 어떻게 같이 할 것이냐 하는 문제도 있다고 봅니다. 한국 진보세력의 분열에 관해서는 대중에게 검증되지 않은 세력으로 존재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유럽에서는 기독교사회주의건 트로츠키주의건 모두 대중적인 기반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또 한국 진보세력 사이의 다름과 차이가, 과연 한국 사회의 모순에 비해 그렇게 중요한가 하는 겁니다. 모순에 비해 차이는 무시할 정도라고 보는 데 당으로, 정파로 나눠진다는 거죠. 그것은 진보정치 운동도 인물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정파가 겉으로는 이념적 차이를 말하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학연 등 어떤 ‘연’으로 연결됐고, 그런 것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거죠. 대단히 중요한 극복과제라고 봅니다.
홍/열린우리당쪽에서 민노당쪽으로
당적 옮길 가능성?
조/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조=그런 극단적인 폐해가 사실 대기업 노조운동에서 나타나고 있거든요. 대기업 노조운동도 사회운동과 학생운동의 영향을 받으면서 87년 이후에 나름대로 이론화하고 노선화했는데 지금은 사실 노조권력을 둘러싼 권력투쟁으로 많이 변질됐습니다. 물론 정치적 경향의 차이도 있죠. 그런데 어느 전직 노조위원장을 중심으로, 이전의 어떤 집행부와 인간관계를 기준으로 갈라지고 있고, 한 집행부가 잡으면 나머지는 무조건 반대하고, 뒤에서는 얘기가 되는데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다른 말을 하고, 이런 폐해가 대기업 노조에서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대중운동을 통해서 정파운동이 극복돼야 하는데 대중운동까지 전염되고 있어 앞으로 큰 숙제죠.
홍=17개 국회에서 개인적으로 이것 만은 꼭 하고 싶은 게 있나요
조=민족문제연구소 후원을 오래 전부터 해왔습니다. 이전에는 책으로만 봤지만 시의원과 구청장을 하면서 우리 사회의 보수적인 틀과 국가라는 틀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정말 출발이 너무 잘못됐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구청장을 한 지 1년 지나서 민족문제연구소에 전화를 했어요. 해방 후 친일 청산을 제대로 못해 민족정기를 바로잡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한국 사회의 병폐의 뿌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처벌보다는 진상을 정확히 드러내서 경종을 울리고 후대에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거죠.
홍=지금 40대 초반인데 10년 후의 모습과 20년 후의 모습을 한번 그려보시죠.
조=오래 전부터 진보정당 운동에 관심이 많았지만 뒤에서 조직하고 심부름하는 역할이었지 직접 나설 것으로는 생각도 못했어요. 한번 발을 들여놓으니까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이번 총선 때도 사실 경선 직전에 포기하려고 생각했어요. 복잡한 내부사정도 있었죠. 하지만 울산 북구에서 만큼은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죠. 제가 부족하고 이후에 일을 그르칠 수도 있지만 표를 얻는 데는 그래도 내가 낫지 않겠느냐, 그것이 제가 마음을 추스린 이유였습니다. ‘내 지역구’라는 생각 없이 4년 동안 열심히 일하고, 할 수 있다면 다른 것을 하고 싶어요. 남 앞에 나서는 것보다 좀 다른 것을 하고 싶어요.
정리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조승수 국회의원 당선자와의 대담
4·15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40여년 동안 유지됐던 보수 독점의 정치구조를 깨뜨리며 국회에 진출했다.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억압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당의 주인이라고 밝히고 있는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17대 국회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유권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홍세화의 마주보기’는 5월1일 울산 북구의 조승수 당선자와 앞으로의 원내활동,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조승수 당선자는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노동절(메이데이) 집회와 텔레비전 토론 참석차 서울에 왔다. 이날 저녁 8시 울산행 항공편을 타야 했고, 노동절 집회가 길어져 예정보다 늦게 대담이 시작된 탓에 두 사람은 의례적인 인사를 거르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홍세화=한국에서 진보정당은 조봉암 선생의 진보당과 4·19 이후 혁신정당이 있었지만 5만 진성당원을 바탕으로 한 민주노동당과는 성격이 달랐죠. 실제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어떤 준거도 없다는 겁니다. 역사적인 전범이 없어서 국민들도 예측하기 어렵고 또 불안감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진보라는 점 때문도 있겠지만 이전에 본 적이 없다는 점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아요. 국회에 들어가는 의원도 마찬가지일 듯한데 ‘정치인의 문화’라는 차원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조승수=한국의 진보정당이 유럽이나 제3세계와 달라서 한국적 진보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있고 만들어야 할 문화가 있는데 분명한 것은 어떤 기준이 없고,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실패나 잘못으로 나타나더라도 그것 역시 우리 진보정당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으리라고 봅니다. 정치인의 문화라는 점에서 보면, 개인적으로 95년 시의원, 98년 구청장을 하면서 좀더 빨리 기성정치를 경험했는데, 국회라는 정당정치의 본류에 합류하면서 많은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세비를 당에 반납하고 노동자의 평균임금인 180만원을 받는 문제, 당에서 여러가지 엄격하게 요구하는 것에 대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재 민주노동당과 소속 의원이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극복하고 지양해야 할 것이 있으면 그렇게 하면서 만들어 나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거죠.
홍/역사적 전범이 없어서
국민들도 예측하기 어렵다
조/어떤 기준이 없고
우리가 만들어 나갈 수 밖에
홍=세비의 일부를 당에 내는 것과 같은 일은 진보정당의 일반적인 모습으로 알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녹색당이 사회당과 연정했을 때 환경장관을 했던 녹색당 당수는 장관 봉급 4만여프랑 가운데 1만여프랑만 개인이 사용하고 나머지는 당에 내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쨌든 한국에서는 준거도 없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무거운 부담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당선자가 비례대표는 여덟 명인데 지역구는 두 명밖에 없죠. 하지만 두 명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노동운동이 활발했고 노동자 밀집지역이어서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지역주의가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영남에서 당선됐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지역주의 극복의 길은 진보정당의 길이 아니냐는 점을 보여줬다는 생각입니다.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13.1%를 받았는데 국회의원은 10명으로 전체 의원의 3% 남짓이거든요. 독일의 정당명부비례대표제로 하면 거의 40명이 돼야 하는데 이 부분을 언론에서도 지적하지 않고 있죠. 이렇게 민주노동당과 직접 관련되는 선거법뿐만 아니라 법제화라는 측면에서 국가보안법, 비정규직 차별 철폐,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 보장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10명으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보입니다. 기대도 많고 역사적 의미가 큰 것에 비해 10명이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문제제기를 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망할 수도 있고, 또 국회에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느끼면서 국회의원 스스로도 절망감을 경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기대는 큰 데 참 어려울 것이라는 거죠.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조=13.1%와 10명은 괴리가 있죠. 이 괴리가 현재로서는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합니다. 민주노동당한테 10명 이상을 주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10명이 적은 것은 분명하지만 의원 입법발의 정족수가 10명입니다. 물론 10명으로 부유세 도입을 발의해도 통과는 쉽지 않을 겁니다. 열린우리당도 공식적으로 반대한다고 했죠. 과거에는 우리가 원외에서 부유세를 아무리 말해도 열린우리당이 부유세에 대해 답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답변을 해야 하죠. 찬성하든 반대하든. 이렇게 의제화될 수 있고, 공론화된다는 거죠. 10명의 당선이 우리 사회의 정치 좌표를 왼쪽으로 이동시켰다는 의미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니냐는 겁니다. 민주노동당 의원 10명이 그 자체로 뭘 할 수 있다는 것보다는 기성 정당과 정치권이 이제는 민주노동당의 주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어떤 정책을 입안할 때 민주노동당의 반응을 살펴볼 수밖에 없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원내활동과 입법화에서 10명의 한계는 명확하죠. 국민들이나 당원들, 당 주변의 지지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대 만큼의 실망, 낙담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봅니다. 국회가 열리면 많은 요구들이 쏟아지고, 제도화나 입법화를 통해 삶이 당장 바뀌기를 바라고 있을 텐데 우리가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죠. 상황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우리의 힘이 어느 정도이고, 10석의 의미가 뭔지, 그리고 앞으로 준비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합의하고 새로운 과제를 설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안에서는 당의 정체성을 놓고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누구나 다 진보정당이라고 말하는 민주노동당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원내활동을 하면서 부닥치게 될 열린우리당과의 관계도 민주노동당에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변수다.
홍=얼마 전 민주노총이 내는 <노동과 세계> 1면에 ‘잠깐, 국회의원은 해결사인가’라는 기사가 실렸는데, 사업장을 방문해 달라는 등 민원이 쇄도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해결사인가 하며 반문했는데, 같은 신문의 3면에는 ‘작은 거인이 세상을 움직인다’, 이렇게 말했어요. 모순이 있죠. 작은 거인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모두 다 국회를 바라봐 현장 운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관련한 정체성의 문제입니다. 민주노동당 안팎에서 나오는 ‘민주노동당은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냐’는 거죠. 강령에서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조=강령에 ‘국가사회주의의 오류와 사회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좋은 말인데, 그것이 뭐냐, 저 스스로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이념적 좌표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봅니다. 국가사회주의의 오류든 사회민주주의 한계든, 그리고 강령의 한편에 나오는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 이런 것들은 대단히 추상적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봅니다. 시장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자본주의적 질서만을 추구하는 패러다임에는 분명히 반대하고,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구조와 이윤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사회경제체제에 대한 거부는 분명합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진보정당이 가져야 할 기준은 한국적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겁니다. 독일의 적록연정에서 사회민주당이 과연 진보정당인가, 아니라고 하거든요. 독일에서 환경, 여성, 이주노동자, 이런 진보적 가치를 담아내는 녹색당을 진보정당이라고 하거든요. 한 사회의 역사를 통해 과거의 진보정당인 사회민주당이 진보정당이 아니게 되고, 녹색당이 진보정당의 구실을 합니다. 한국에서 민주노동당은 녹색당이 얘기하는 환경, 여성, 인권 등 진보적 가치를 끌어안고 진보 전체를 대변하는 가치를 이념과 노선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과거의 기준으로 설명하기보다는 한국에서 진보가 지향할 바가 무엇인가, 사회적 약자나 소수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억압받는 이들을 보호하고 이익을 대변하고 활동과 정치를 추구하는 것, 이것이 진보다, 이렇게 나름대로 궤변에 가깝게 정리를 합니다.
홍/현실과 이상‥괴리를 느끼면서
스스로 절망을 경험하지 않을까
조/삶이 당장 바뀌기를 바랄텐데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진 못해
홍=한국 진보세력 가운데 일부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것이 지금 민주노동당의 강령에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가령 사회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얘기는 한국 사회구성원의 의식에 비춰 볼 때….
조=엄청난 얘기죠.
홍=눈높이가 아주 높은 얘기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는 사회민주당이나 사회당이 과연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냐는 질문과 비판이 나오거든요. 프랑스 사회당의 정책을 보고 이게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냐는 반문을 제기할 정도죠. 두 나라의 경험이나 사회구성원들의 의식의 진보성에 비춰볼 때 우리는 아주 미흡한데도 진보정치 세력의 일부는 사회민주주의를 개량주의라고 폄하하는데, 그만큼 그런 사회들과 대비되는 것을 느껴요. 프랑스나 독일은 사회민주주의가 아니어서 문제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사회구성원들의 의식은 저 밑인데도 사회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자는 얘기를 하니까요. 민주노동당이 정체성을 뚜렷하게 하기 위해서도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라는 성격을 부각하는 것이 솔직한 게 아니냐는 거죠.
조=개인적으로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강령에도 한국적인 것이 묻어 있죠. 일반 국민들은 열린우리당까지 진보로 보지 않습니까. 분단과 지역주의, 패거리 정치로 인해 정당이 이념과 정책으로 분화하지 못하고 전근대적 모습이니까 좀더 민주주의에 철저하고 사회복지에 약간의 관심을 기울이면 진보처럼 되고, 바로 이것도 현실이죠. 민주노동당에는 19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며 이어져 왔던 사회주의적인 추구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저는 90년 이후부터 개량주의자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 개의치 않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민주노동당이 실력껏 얘기하고, 그 얘기가 사회민주주의로 표방될 수 있다면 분명히 말도 해야죠. 역사적 역할이나 과제에서 유럽의 사회민주당과 다를 수밖에 없는 부분은 실사구시로 찾아야죠.
홍=민주노동당은 기반이 노동자와 농민, 서민이라고 하는데, 문제는 사회구성원들이 노동자이면서 노동자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거죠. 농민도 그렇고. 진보정당은 이를 극복하며 보수정당과 싸워야 하는데, 계급성을 부각시키며 싸울 때 열린우리당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는 문제에서 단순히 부자의 정당,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규정할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이 있거든요. 수구와 보수를 나눈다고 할 때, 열린우리당은 경쟁대상이고 수구세력은 극복대상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민주노동당이 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 바로 그때 계급성을 의식해야 하는 한편 열린우리당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모순이 앞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조=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내부에서 정체성 논쟁을 하고 있는데 우리도 곧 부닥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느껴집니다. 열린우리당이 국민들 사이에 진보세력으로 비치고, 그 당 의원들의 62%가 중도진보 내지는 진보로 규정하는 특수한 정치현실이 있다고 봅니다. 열린우리당이 지향하는 일반적인 민주주의의 진전에 관한 문제나 시민적 의제 등은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고, 그런 부분에서는 민주노동당도 참여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면서도, 어렵지만, 민주노동당에 기대하는 진보의 역할을 해야죠.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막연한 말이 아니라 기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같이 할 부분은 같이 하되 민주노동당이 원래 가져야 할, 예를 들어 부유세 문제, 좀더 계급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로 들어가면 부닥칠 수밖에 없는 문제는 지금 해결되지 않는다고 해서 열린우리당의 내용대로 수용하고, 포기하는 것은 아니죠. 지금은 우리의 기준과 가치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현실에서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당에서 논쟁과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홍=경쟁대상과 극복대상을 구별하라는 것은 극복대상 앞에서는 경쟁대상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원칙을 말하는 거죠. 현실에서 간단한 문제는 아니죠.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도 당내 의견이 다양하고 복잡한 열린우리당처럼, 그렇게 정체성이 분명치도 않으면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이런 가능성은 생각해 보지 않았나요 열린우리당 쪽에서 민주노동당 쪽으로 이념에 따라 당적을 옮길 가능성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조=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어느 열린우리당 당선자와 텔레비전 토론 전후에 얘기를 나눴는데 그분 주변에서 ‘왜 민주노동당으로 안 나가고 열린우리당으로 나갔느냐’고 묻는다고 해요. 그래서 그분은 ‘민주노동당 강령에 동의하는데 거기로 가면 공천을 받지 못해 못간다’고 얘기했다고 해요. 이런 정서적 괴리가 상당할 것이라고 봐요. 정책적 동의는 해도 한 정치인이 당적을 옮기는 것은 정치적 생명을 걸어야 하고, 그 시스템에 따르고 나름의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고 봅니다. 한편으로 이런 괴리감은 우리도 낮춰야 한다고 봅니다. 조직을 건강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대중정당으로 진보정당이 가져야할 기준으로서는 너무 엄격한 부분도 많이 있거든요.
홍=단적으로 민주노동당은 계급정당입니까, 대중정당입니까
조=저는 분명히 대중정당이라고 말하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주장에 대해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따위의 지적이 많다. 조승수 당선자도 정책 부문의 취약성을 인정하며 앞으로 민주노동당이 전력을 쏟아야 할 곳이라고 밝혔다.
홍=사회와 경제 사이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지난 반세기는 사회에 대한 경제의 우위가 아주 강력하게 관철돼 왔습니다. 그 결과 사유재산권은 신성시되는 반면, 생존권은 무시되거나 아주 미흡했죠. 법제도로 볼 때도 사회권은 무시됐고 시민권조차 확립돼 있지 않습니다. 국가보안법도 그렇지만, 직권중재과 공무원, 교사들의 정치적 자유 제한 등 노동3권 제한과 집시법…. 권력과 부를 과보호하기 위해 시민적 권리를 억압하는 장치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죠. 지금 분배와 성장의 균형을 말하는 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워낙 성장일변도의 불균형이 반세기 동안 누적됐기 때문이죠. 열린우리당이 실용주의를 말하는 것을 보면 시민권 확보라도 제대로 할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실용주의는 경제일변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대다수 사회구성원의 의식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민주노동당이 대중정당으로서 브라질노동자당처럼 집권을 바란다고 할 때 앞으로 정책 개발과 연구를 얼마나 성실하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 이 정책이 필요한지 국민들을 설득해 동의를 받고, 그야말로 엄청난 투자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홍/모두다 국회를 바라봐
현장운동 위축될 우려 있는듯
조/좀더 본질적 문제로 들어가면
열린우리당과 부닥칠 수밖에
조=굉장히 약한 부분입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원외정당 때도 몇가지 법안을 제출해 본 경험이 있죠. 당선되고 일주일 정도는 일반적인 주제가 토론의 주제였는데 일주일이 지나니까 정책을 검증하는 주제가 잡혀요. 민주노동당은 대중정당이면서 정책정당을 지향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중투쟁 현장에서 같이 머리띠를 둘러도 현실을 구체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봅니다. 설득력 있는 개선안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국회에서 공론화하고 의제화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민주노동당이 취약한 게 현실입니다. 노동, 여성, 장애인, 환경 등 몇 가지 분야에는 강점이 있지만 예를 들면, 외교나 실물경제, 국방, 큰 기준과 원칙 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고 그렇게 대처하면 곤란해지는 문제가 있거든요. 정책, 입법 보좌 기능을 강화하는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단기간에 성과가 나기는 힘든 부분이어서 상당 기간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고보조금의 상당액을 정책 생산에 전격 투자해야죠.
홍=언제 민주노동당의 집권이 가능하다고 보세요
조=당은 2012년을 목표로 하고 있죠. 2008년에 제1야당이 되고. 이번 선거가 끝나고 5일 뒤에 중앙당에 가서 노회찬 사무총장을 만났죠. 제가 2012년 위원회를 빨리 만들자고 했어요. 이제는 국민들이 민주노동당을 예전처럼 봐주지 않을 것이고, 2012년에 맞춰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지금부터 잡아야 한다고 했죠. 2012년 집권을 현실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설사 안되더라도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나 노동자, 서민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분명한 목표와 자신감을 가지고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홍=한국 사회구성원들의 고통과 관련해 어떤 것을 제일 중요한 과제로 꼽고 있습니까
조=비정규직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봅니다. 이것은 노동문제만이 아니라 사회문제입니다. 비정규직 문제와 신용불량자, 가계부채 등등 다 연동돼 있어요. 민주노동당이 바라는 대로 빨리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완화하고 궁극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전당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정말 진지하게 열린우리당을 설득해야 한다고 봅니다.
홍=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는데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보수는 물적 토대를 기반으로 모이고, 진보는 정치적 지향이나 이념의 동질성을 찾아서 모이죠. 그래서 끊임없이 이념적 동질성을 확인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너는 나와 달라, 너는 개량주의야, 이념적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에서 분열이 생기고 감정적으로 대립한 것으로 보입니다. 왜 이런 말을 하느냐면, 한국처럼 진보세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민주노동당, 사회당, 녹색사민당, 이렇게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들의 분화가 왜 있느냐는 거죠. 이념적 동질성을 확인하려는 데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한국 사회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의식과는 동떨어져 있죠. 진보세력을 묶어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이른바 좌파의 분열에 대해 제가 확신할 수 없는 것은 다른 나라의 운동의 역사에 견주어 봤을 때 과연 한국에서 분열이 더 심각한 것인가 하는 겁니다. 꼭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고, 노선 투쟁이 엄혹한 상황에서 진행돼 격화된 부분도 있죠. 한국은 분파가 심각했다기보다도 운동이 엄혹하고 열악한 조건에서 진행돼 대중운동을 통해 검증받는 과정이 너무 짧았고, 없었다는 생각입니다. 과거의 진보정당 운동도 대중운동을 기반으로 하기보다는 소수의 정파가 주도하다보니 실험으로 끝나는 오류가 있었죠. 민주노동당은 대중운동을 통해서 검증하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의 정파 또는 의견 그룹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한 예로 브라질노동자당은 정파와 분파별로 숫자에 비례해 표결권을 정해놓고 어떤 의견이든 간에 이 그룹이 행사할 수 있는 표결권을 정해놓았죠. 민주노동당에서도 주로 선거를 둘러싸고 의견 대립이 생겨나고 있는데 적어도 당내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행동 통일의 원칙을 지킬 수 있는 룰, 그것을 통해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죠. 그렇지 못해 2000년 울산 북구에서의 총선 패배로, 내가 옳아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는 독단으로 나타났죠.
홍=민주노동당 밖에 있는 진보정당들과 어떻게 같이 할 것이냐 하는 문제도 있다고 봅니다. 한국 진보세력의 분열에 관해서는 대중에게 검증되지 않은 세력으로 존재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유럽에서는 기독교사회주의건 트로츠키주의건 모두 대중적인 기반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또 한국 진보세력 사이의 다름과 차이가, 과연 한국 사회의 모순에 비해 그렇게 중요한가 하는 겁니다. 모순에 비해 차이는 무시할 정도라고 보는 데 당으로, 정파로 나눠진다는 거죠. 그것은 진보정치 운동도 인물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정파가 겉으로는 이념적 차이를 말하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학연 등 어떤 ‘연’으로 연결됐고, 그런 것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거죠. 대단히 중요한 극복과제라고 봅니다.
홍/열린우리당쪽에서 민노당쪽으로
당적 옮길 가능성?
조/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조=그런 극단적인 폐해가 사실 대기업 노조운동에서 나타나고 있거든요. 대기업 노조운동도 사회운동과 학생운동의 영향을 받으면서 87년 이후에 나름대로 이론화하고 노선화했는데 지금은 사실 노조권력을 둘러싼 권력투쟁으로 많이 변질됐습니다. 물론 정치적 경향의 차이도 있죠. 그런데 어느 전직 노조위원장을 중심으로, 이전의 어떤 집행부와 인간관계를 기준으로 갈라지고 있고, 한 집행부가 잡으면 나머지는 무조건 반대하고, 뒤에서는 얘기가 되는데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다른 말을 하고, 이런 폐해가 대기업 노조에서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대중운동을 통해서 정파운동이 극복돼야 하는데 대중운동까지 전염되고 있어 앞으로 큰 숙제죠.
홍=17개 국회에서 개인적으로 이것 만은 꼭 하고 싶은 게 있나요
조=민족문제연구소 후원을 오래 전부터 해왔습니다. 이전에는 책으로만 봤지만 시의원과 구청장을 하면서 우리 사회의 보수적인 틀과 국가라는 틀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정말 출발이 너무 잘못됐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구청장을 한 지 1년 지나서 민족문제연구소에 전화를 했어요. 해방 후 친일 청산을 제대로 못해 민족정기를 바로잡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한국 사회의 병폐의 뿌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처벌보다는 진상을 정확히 드러내서 경종을 울리고 후대에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거죠.
홍=지금 40대 초반인데 10년 후의 모습과 20년 후의 모습을 한번 그려보시죠.
조=오래 전부터 진보정당 운동에 관심이 많았지만 뒤에서 조직하고 심부름하는 역할이었지 직접 나설 것으로는 생각도 못했어요. 한번 발을 들여놓으니까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이번 총선 때도 사실 경선 직전에 포기하려고 생각했어요. 복잡한 내부사정도 있었죠. 하지만 울산 북구에서 만큼은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죠. 제가 부족하고 이후에 일을 그르칠 수도 있지만 표를 얻는 데는 그래도 내가 낫지 않겠느냐, 그것이 제가 마음을 추스린 이유였습니다. ‘내 지역구’라는 생각 없이 4년 동안 열심히 일하고, 할 수 있다면 다른 것을 하고 싶어요. 남 앞에 나서는 것보다 좀 다른 것을 하고 싶어요.
정리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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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84 | 깡통이 비었느냐, 차 있느냐? | 전병원(깡통도사) | 169 | 5 | 2004-05-03 |
| 2583 | 이번주 똘레랑스 차이 혹은 다름 방송 내용 | 똘레랑스 | 156 | 5 | 2004-05-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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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봄바람을 사랑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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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232 | 11 | 2004-04-29 |
| 2581 | KBS1, 10대기획 교육특집 '학교를 살립시다' 방송 | martina | 199 | 3 | 2004-04-29 |
| 2580 | 깡통도사가 아나모를 찾은 까닭은? | 전병원 | 156 | 6 | 2004-0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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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샘이 더불어숲학교에서 특강을 하신대요.(프레시안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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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 | 254 | 8 | 2004-04-28 |
| 2578 |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 | martina | 158 | 4 | 2004-04-27 |
| 2577 | 오늘 똘레랑스 차이 혹은 다름 내용 | 마담 | 161 | 4 | 2004-04-27 |
| 2576 | 좋은 그늘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 이방인 | 206 | 6 | 2004-04-26 |
| 2575 | 이라크 전투병 파병 문제 | 박인영 | 173 | 7 | 2004-04-26 |

